핵보다 강한 것

2차대전 이후 세계 질서란 핵을 가진 나라 몇몇이 자신들의 이익에 맞추어 국제사회를 좌지우지 해왔던 질서다. 핵이 곧 힘이었다.

총든 자가 총 안든 자들 속에 서면 대장이 되는가? 올바른 의견을 내는 사람이 대장이 되지 못하고 총을 든 자가 대장이 된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모택동이 간파한 진리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다. 그렇지만 강한 존재이기도 한다. 미국이 왜 무서운가? 핵을 가져서 무서운가? ‘쏠테면 쏘아 봐라!’ 할 배짱은 아무도 없는가?

핵보다 더 무서운 것이 돈이다. 과거 외환보유 화폐를 다양화하지 않을 것이냐는 국회의원의 질문에 한국은행총재가 그렇게 하겠다고 하자 곧 국제사회에 난리가 났다. 한국이 달러화를 내다 팔고 유로화를 비롯한 다른 통화를 산다고 하니 당장 국제시장에서 달러값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곧 한은총재가 다양화할 의사가 없다고 정정발표를 하고서야 달러가 안정되었다. 우리가 달러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미국의 목줄을 쥐게 된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미국은 100달러 짜리 지폐 찍는 기계를 하루 24시간 풀로 가동해도 재정적자를 메울 수 없다. 미국이 발행하는 달러가 모두 동아시아 4개국에 가 있다. 한국, 일본, 중국, 대만이다. 이 네나라가 공동보조에 들어가면 미국은 망한다. 하지만 친미정권이 존재하는 한 공동보조는 불가능하다.

중동지방도 마찬가지다. 우리 내일부터 기름 값으로 달러는 안 받는다는 말 한마디면 미국은 망한다. 하지만 중동에 사우디를 비롯한 친미정권이 존재하는 한 그런 공동보조는 없다.

핵도 유사하다. 북한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핵독점체체를 흔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노리는 것은 일본, 한국, 그리고 대만의 핵무장이다. 이 달러를 가진 세나라가 핵무장을 하게 되면 미국은 동아시아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21세기에 핵의 독점이 깨지는 동시에 핵을 가져봐야 별 소용이 없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핵보다는 돈이고, 돈 보다는 문화가 앞서는 나라가 세계 무대에 큰소리치는 시대가 올 것이다. 21세기는 핵 경쟁이 아니라 문화경쟁 시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