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전략적 동반자

이명박 대통령과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25일 저녁 뉴델리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40분간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기업인 출신의 경험과 진정성을 내세워 싱 총리를 설득하는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특히 싱 총리는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코리아는 그 등불 다시 켜지는 날에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는 인도 시성(詩聖) 타고르의 시 ‘동방의 등불’을 인용하며 “한국의 빛은 21세기 동아시아 시대에 한층 더 빛날 것이다. 오늘 양국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새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인구가 11억이 넘는 거대 국가 인도와의 민주주의 법치주의 인간존중의 가치 공유는 양국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화답했다.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내내 한국 원전, 포스코 일관제철소 건립, 농기계 수출, 해운 협정, 이중과세방지협정안 개정 등 인도 진출 한국 기업들의 민원을 적극적으로 개진했고, 싱 총리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이 대통령은 앞서 뉴델리 타지 팰리스 호텔에서 가진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한국이 원자력 강국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조금 전 인도 외교부 장관을 접견할 때 한국 원자력 발전소가 경쟁력이 있고, 성능도 그렇고 안정성도 있다고 선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왜 이렇게 자신 있게 이야기했느냐 하면 한국 원자력 발전소 1호기, 2호기를 건설할 때 주동자 중 하나여서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얘기에 좌중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터졌다.정상회담을 통해 한국과 인도의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면서 양국 간 협력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인도의 9번째 전략적 동반자 관계국이 되며, 인도는 한국의 13번째 전략적 동반자 관계국이 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베트남,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체결해 신(新) 아시아 외교 노선을 선보인 바 있다.원전 협상과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원전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원전 협정을 먼저 체결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안정적 에너지 확보 차원에서 2032년까지 원전 40기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4120㎿짜리 원자로 17기가 가동 중이며, 3160㎿짜리 6기가 건설되고 있다.이 대통령은 인도 방문 기간 중 한국과 인도의 오랜 인연을 몇 차례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우리 기록에 보면 2000년 전 인도의 한 공주가 한국에 와 우리 고대 국가의 임금과 결혼해 아이를 낳고 키웠다는 기록이 있다”고 소개했다. 서기 48년, 인도 아유타국(현 아요디아시) 왕실의 공주 허황옥이 가락국의 김수로왕과 결혼한 사실이 ‘삼국유사’에 전해오고 있음을 설명한 것이다.◆ Key Word 전략적 동반자 관계‘장기적 협력동반자 관계’는 양국 간 협력과 평화를 모색하는 단계다. 그러나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이 단계를 넘어 국제 현안과 역내 문제 등 대외적 전략까지 함께 논의, 협력하는 단계를 말한다. 보통 교역량이나 양국 간 관계가 심화 발전돼야 전략적 관계를 맺게 된다. 인도는 특히 전략적 관계 체결에 신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