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어업협정 체제에서 경찰 주둔만으로 독도의

한일어업협정 체제에서 경찰 주둔만으로 독도의 영토위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일본은 신 한·일어업협정 체결과정에서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입장에서 우리 땅 독도를 그들의 배타적 경제수역(Exclusive Economic Zone: EEZ) 기점으로 설정하는 민첩함(?)을 보였었다. 그럼으로써 독도가 일본영토라는 주장 혹은 청구를 협상기록에 남겨두는 성과를 거두었다. 반면 한국은 울릉도를 EEZ 기점으로 설정하는 협상전략상의 실수를 저질렀다. 물론 독도가 EEZ와 대륙붕을 갖지 못한다는 입장도 유엔해양법협약 제121조 제3항의 해석론에 비추어 적절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신 한·일어업협정은 독도 주변의 중간수역에서 ‘공동어로제도’(共同漁撈制度, co-fishery system)를 설정함으로써 한국의 배타적 어업권을 한·일 양국이 반분하여 나누어 가지게 되었고, 또 이를 행사하게 되었다. 어업권은 영토적 권리, 곧 섬(문제의 독도)의 영유권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독도 주변수역에서의 어업권의 분할 행사는 ‘사실상’(de facto) ‘영토의 분할(分割)’ 혹은 정반대로 ‘도서의 공동영유(condominium)’라는 법적 의미를 함축한다고 볼 수 있다.

신 한·일어업협정 체결에 따른 독도 영유권의 불안정성 고조는 종래 한국의 독도 지배를 ‘실효적 지배’가 아니라 단지 ‘현실적 점유’로 전락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신 한·일어업협정 제15조와 중간수역의 설치에 따라 일본이 기도하는 바와 같이 독도의 분쟁지화(紛爭地化)가 이루어졌고, 이는 독도의 지배를 실효적 지배가 아닌 불안정한 지배로 혹은 단순히 ‘현실적 점유’(영유권 분쟁의 최종 확정시까지 잠정적으로 점유하는 것)로 전화시켰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독도는 인간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없는 곳으로 남아 있다. 또한 불편함이 없이 거주 및 경제생활을 하는 데는 부족한 점이 적지 않다. 앞으로 독도에 (기존에 이미 개발된 시설이나 해상과 연계하는 등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면서) 인공시설과 구조물을 보다 많이 설치하여 최소한 십수명 혹은 수 십명의 민간인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가꾸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단순히 경찰의 배치만으로도 유인도화를 이룩했다거나 혹은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심할 게 못된다. 이와 관련해서 앞으로 국가의 각별한 정책적 지원이 요망된다고 하겠다.

수 년 전 경찰청장이 연말을 맞이해 막내 땅 독도를 방문, 현지의 경찰인원을 위문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외교통상부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의 반대로 무산된 일이 있었다. 또 경상북도 도지사도 자신이 관할하는 말단 지방행정구역인 독도를 순시방문해 지방행정을 직접 행사(지방행정 관할권의 과시?)하려 한 적이 있었는데, 이 경우에도 역시 중앙정부가 반대하고 나서 경상북도 도지사의 방문을 좌절시켰다는 후문이다.

독도에 경찰인원 수 십 명이 배치돼 있는 것에 만족해선 안 된다. 우리의 땅 독도에 대한 영토주권 행사 내지 정당한 집행관할권의 행사를 자제한다면, 그럼으로써 독도를 특수지역, 사실상 및 법률상의 분쟁지역으로 취급한다면, 우리의 집행관할권 행사를 무위로 돌릴 수도 있음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단순히 독도에 경찰인력을 배치한 것에 만족해선 안 된다. 한국 해양경찰활동의 해태(懈怠)와 일본 순시선의 상시주둔 및 순시활동에 대한 묵인(지속적인 침묵)이 일본에 대하여 독도주변바다에서 한·일 양국의 대등한 지위를 확보하게끔 만들어(이와 같은 대등한 지위가 여러 분야로 확산될 경우 장기적으로 일본은 독도의 공동영유를 주장할 근거와 명분을 가질 수도 있다.

독도본부 12회 학술토론회 2006년 10월 28일(수)
제1주제: 제성호 교수(중앙대 법대)

독도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