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미사일 방어 앞당겨야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해안포를 만지작거리고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준비도 착착 진행 중이다. 한국과 미국을 동시에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북한의 이 같은 위협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 무게가 더 느껴지는 건 핵과 미사일의 결합이 좀 더 현실화했기 때문이다.북한의 의도는 무엇보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와의 새로운 핵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미 양국이 쥔 대응 카드는 별로 많지 않다. 북한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의 양이 많은 데다 인공위성 발사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에 성공하면 이미 보유를 주장하고 있는 핵능력과 합쳐 미국과 핵군축 및 관계정상화 협상을 하자고 나올 게 분명하다. 한국을 배제시키면서 말이다. 미국은 북한이 대포동 2호를 발사하면 동해에서 미 7함대 소속 이지스함에 장착된 SM-3 미사일로 요격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교묘히 피해 나가려 한다. 대포동 2호에 모스 부호만 송출하는 인공위성을 탑재해 위성 발사 실험으로 위장하는 것이다. 탄도미사일은 로켓 추진으로 대기권을 이탈한 뒤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미사일로 위성 발사 로켓과 같은 구조다. 북한은 우주를 평화적으로 이용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998년 대포동 1호를 발사할 때도 그랬다. 게다가 이란이 이달 초 위성 운반용 로켓 사피르-2호를 발사했다. 이란은 북한과 미사일을 공동 개발하고 있는 나라다. 미국이 북한을 제재하려 들면 북한은 이란과의 형평성을 내세울 게 뻔하다. 미국으로선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이와 함께 북한이 보유한 노동미사일(사정거리 1300㎞)과 SSN-6(2500㎞ 이상) 등 중거리 미사일은 일본에 주둔한 주일 미군을 표적으로 삼는다. 한반도 유사시 한국을 돕기 위해 증원되는 주한미군을 차단하는 것이 목표다. 일본과 주일미군은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에 대비해 SM-3를 탑재한 이지스함과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해두고 있다. 사정거리 340∼550㎞인 스커드 B와 C 등 단거리 미사일의 위협은 더 심각하다. 주로 남한의 부두·공군기지·군 지휘소·원자력발전소·대도시 등을 표적으로 삼는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은 휴전선에 바짝 다가서서 발사되기 때문에 우리 군이 대응할 시간이 촉박하다. 2분10초면 서울에 닿는다. 그렇지만 스커드 미사일에 대한 우리 군의 요격 능력은 매우 제한적이다. 올해 초 실전 배치한 구형 패트리엇(Pac-2) 미사일은 산탄형이어서 스커드를 요격해도 완전히 파괴하지 못한다. 게다가 수량도 24발뿐이다. 북한이 보유한 스커드 미사일 600발을 막기엔 중과부적이다. 북한 미사일 요격을 지휘할 ‘탄도유도탄 작전통제소(AMD-Cell)’도 2012년에서야 설치할 계획이다. 탄도미사일 요격을 전문으로 하는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있지만 요격용 미사일은 탑재하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소 없는 만두다.북한 미사일에 대비해 보다 적극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북한의 핵군축 협상이나 우주의 평화적 이용과 같은 위장 선전술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안도 찾아야 한다. 통신기능이 없는 인공위성 발사는 원자력발전소도 없이 연료로 쓰인 농축우라늄을 만들겠다는 주장처럼 억지인 것이다. 필요하다면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제재하기 위해 결의한 1695호와 1718호까지 동원해야 한다.무엇보다 이미 계획돼 있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 북한이 남한에 쏜 스커드를 공중에서 확실하게 파괴할 수 있는 Pac-3급 패트리엇 미사일을 보완하고 탄도유도탄 작전통제소도 조기에 설치해야 할 것이다. 보다 다양하고 전방위적인 외교 노력이 병행돼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