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한국인으로서의 삶.

프랑스안에서의 한국 인지도는 사실 별로 없습니다.
동양사람이다 싶으면
중국사람.. 아니면 일본사람으로 크게 분류해서 생각하는 듯싶구요
둘다 아니라면.. 베트남인..대만인이나 태국인..
보통 이렇게들 물어봅니다.

“한국사람이예요” 이렇게 대답하면
머리를 크게 끄덕거리며 그래.. 한국이란 나라가 있었지. 라는 식의
반응은 이제 익숙해진듯 싶습니다.

허나. 제또래의 나이대들은 한국에 대해서는 그 전세대보다는 익숙합니다.
워낙 한국유학생들도 늘어나는 추세이기때문에
국제적으로나..동양으로 조금은 관심이 있는 프랑스사람이라면
절친하지는 않아도 아는 한국인 친구가 한두명쯤은 있게 마련입니다.

솔직히 길거리를 걸어 지나다니다보면
“니하오”
“곤니찌와”
하고 조롱스러운 말투로 놀리듯이 던지는 말들을 보면
프랑스인은 못본것같습니다. 거진 한떼로 몰려다니는 아랍인들이지요.
처음엔 기분나쁘기도 하고 분하기도 해서
몇번 대꾸를 한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냥 무시하고 지나갑니다.

예전에는 한국이란 나라가..
정말 그렇게 인지도가 없는 걸까. 하는 마음에 속이 상했던 적도 있지만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조금이라도 상식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든지..
신문이나 잡지를 즐겨읽는 사람들.
뭔가 제대로 되어있는 삶을 즐기고 있는 몇몇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나보다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 놀라움을 금치못했으니까요.
심지어..
한글을 읽을 줄알고..
내가 태어나기전에 이미 한국에 다녀온적도 있고
내가 젖병을 물기도 전에 젓가락을 쥐는 법을 배웠다던 프랑스 할아버지.
요즘 한국은 북한과의 대립이 어떠냐며 나름대로 걱정해주는 한 대학생.
프랑스가 예술관련쪽 유학이 많으니..
예술에 대해서도 자주 언급되는 한국작가들하며..

그런 사람들을 만나게되면서

길거리에서 내가 동양인이란 이유만으로 놀리고.
한국인이라고 해도 고개를 가우뚱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측은하게 느껴졌던겁니다.
그렇게 살지말고 집에서 신문한자라도 읽지그러셔..
이런 말을 해주고 싶을 정도로요.

해외에 나오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
내가 이곳에서 하는 모든 일들이
사람들에게 냉정하게 한국인이라는 생각아래 평가를 받기때문이죠.
내가 잘하면 한국이란 나라도 인지도가 높아지는 거고
내가 못하면 나로 인해 “한국사람은 하나같이 다 저러나봐”라는 비판도
어쩔수없이 들어야만 하는 상황이니
사람마다 각기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어쩔수없이 신경이 쓰이는 부분인것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따금 신문에 나는 한국기사가 별로 좋지않으면
그날 하루종일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입니다.

우리끼리 우스개 소리로 하는 말이 있어요.

유럽사람들은 중국사람을 무시하지만 중국이란 나라는 무시못하고..
한국이란 나라는 무시하지만 한국사람은 무시못하고
일본이란 나라는 무시도 못하고 일본 사람도 무시못한다구요.

처음엔.. 사실 일본사람들에 대한 엄청난 우호감정때문에
슬쩍 배도 아프기도 하고 했었는데
지금은… 별로 그런 열등감은 들지 않아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낼 한국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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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그런데 엉뚱하게 하나..주제와는 상관없는건데요.
5월경에 한국에 잠깐 갔더니..
다들 똑같은 펄럭펄럭이는 치마들을 입고있더라구요. 조금 당황스러웠어요.
치마아니면 짧은 볼레로차림..

프랑스가 명품원산지중 하나긴 한데요..
여기는 젊은 사람이 명품쓰는 경우 거의 없어요.
한 50대 60대되는 아줌마들이 명품으로 치장을 하죠.
노후복지가 잘되어있기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명품을 빼입고..
나이드신분들은 시장표가방 들고다니시더군요.
왠지 아이러니했어요.

물론 제가 유학을 오지 않았다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할 것들이였겠고
저도 당연하게 그렇게 하고 다녔겠지만..
왠지.. 그냥 씁쓸하고 안타깝게 느껴졌어요.
타인의 시선을 크게 신경써야하는것과
그렇게 만들어버리는 한국사회분위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