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개인정치성향과 이념을 법률에 대입하는 판결 멈춰라

 국민 신뢰 허물어 사법부 독립 위협하는 사법부기사                대법원은 15일 강기갑 민노당 대표의 폭력에 무죄를 선고한 서울남부지법 판결에 대한 비판 여론과 관련해 ‘대법원 입장’이라는 자료를 내고 “확정되지 않은 재판에 대한 최근 일련의 비판적 성명이나 언론 보도가 그 한계를 넘어 사법권의 독립을 훼손할 수 있음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했다.사법부 독립의 근본 바탕은 국민 신뢰다. 국민 신뢰가 사라지면 사법부 독립을 규정한 헌법 조항도 속 빈 강정이 되고 만다. 미국 사법부가 다른 나라 법관들이 부러워하는 독립을 누리고 있는 것은 단순히 미국 헌법 조항 덕분이 아니다. 미국 국민이 법원이 때론 개개인에게 당장은 불편하거나 불이익이 되는 판결을 내리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 판결이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됐다는 믿음을 오랜 세월 쌓아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사법부 독립의 출발점은 법원과 판사들이 국민 상식이나 법 감정과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바탕을 공유하는 것이다. 판사가 국민 상식과 동떨어진 개인의 정치 성향과 이념을 법률에 대입(代入)해 해석하는 판결이 되풀이되면 사회 갈등을 부추기게 되고 국민은 그런 법원을 믿지 못하게 된다.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면 사법부 독립 역시 사라진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그런 의미에서 최근 반(反)상식적 또는 몰(沒)상식적 판결을 해온 법원 내 특정 서클 소속 판사들은 제 손의 도끼로 사법부 독립을 내리찍어온 셈이다. 이런 판사들이 계속 나오게 되면 사회의 여러 집단과 세력들이 자기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도록 하기 위해 법원 앞에서 실력 시위를 벌이는 사태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이 상황에 이르면 사법부 독립은 붕괴되고 만다.대법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하급심 판결이 잘못됐다면 3심 제도를 통해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용훈 대법원장은 2005년 9월 취임사에서 “국민 신뢰가 없는 사법부는 더 이상 존립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2006년 2월 신임 법관 임명장 수여식에선 “재판은 국민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다. 국민 대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판단을 해야 한다. 법관들이 독선에 빠져선 안 되고 균형 잡힌 판단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법원장은 2006년 2월 두산그룹 비자금 사건 1심 재판부가 집행유예 판결을 내리자 “200억, 300억씩 횡령한 피고인들을 집행유예로 풀어주면 국민이 어떻게 수긍하겠느냐”고 즉각 비판하기도 했다. 그랬던 대법원이 왜 이번 강기갑 폭력 사건에 대해선 “그런 판결을 국민이 어떻게 수긍하겠느냐”는 말도 못하고 3심제 운운하는 걸로 문제를 피해가려고만 하는가.지금 대한민국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하는 것은 사법부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법원과 판사들이다. 국민들이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고 믿을 때 비로소 사법부 독립은 완성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