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장병의 글을 보고…

앞서 이라크에 파병 갔다가 전역한 사람의 글을 봤습니다.
아직 철군이 이르다는 결론이였는데 저와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처음부터 파병을 하지 않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재 파병한 상황이니 빠른 시일 철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국방력도 안되기 때문에 국제적 협력관계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건 오로지 미국에게만 충성하자는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많은 분야에서 전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구한말의 대한제국을 굳이 연상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외세의 틈바구니에서 힘없던 나라가 아니라 경제규모 10위권의 나라로 성장한 나라입니다.
물론 전세계가 미국이라는 나라 앞에 한없이 당당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한없이 굴욕적인 관계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자주 국방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철군 반대나 찬성하는 분들의 공통된 생각일 것입니다.자주 국방을 이루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국방력을 미국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차츰 홀로서기를 준비하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그 시기가 언제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지금부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자주 국방을 이루는 날은 그만큼 빨리 다가오는 것입니다.

미국의 영향력으로 인해 파병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가정하여도 현재로써는 철군을 선택해야 한다고 봅니다.
여러 나라가 철군하였으면 최소한 군사력 감축으로 가고 있습니다.미국 내에서도 부시정권의 이라크 주둔이 힘을 잃어 가는 상황입니다.
지금은 미국에 잘 보이려 계속 주둔하고 있을 필요가 없는 상황입니다.
명분과 실리를 다 챙길 수 있는 시기가 지금과 같은 때입니다.
미국과 동등하지 못한 관계는 외교력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미국에 굴복하고 두려워 하고 당당하지 못한 것이 외교력의 최대 발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일부 파병 장별의 글을 보면, 아르빌 대민 지원사업에 대한 높은 성과를 많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물론 본인들의 이야기라서 진실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그건 단지 가능성일 뿐입니다.그리고 개인적인 시각과 달리 이라크 주둔에 대한 사회적인 시각은 다를 수 있습니다.
몇 개월 전부터 일부 파병 장병들과 현재 평화활동가들의 이야기로는 대민 지원은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며 주둔지 경계 근무만 하고 있다고 합니다.그리고 주둔지 내 사건, 사고가 잦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확인되어야겠지만 제가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여력도 없으며 철군 찬성을 주장하기 위해서 현지 대민 지원 사업에 대한 성과를 굳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충분히 저의 주장을 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파병 장병들의 아르빌 대민 지원의 높은 성과에 대한 이야기는 철군 찬반을 논하기에는 적절치 못하다고 봅니다.그리고, 굳이 군 주둔으로 대민 지원하지 않아도 다른 방법으로 충분이 지역민들을 도울 수도 있다고 봅니다.
평화 재건만이 꼭 이라크 주둔의 대의명분이 될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철군을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이라크 전쟁은 침략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군을 포함한 연합군의 주둔은 식민지 지배와 같은 상황입니다.
이라크 전쟁의 명분이 이라크 민주주의가 아니듯 한국군 이라크 주둔은 평화 재건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눈 가리고 아웅식의 명분을 내세워 한 나라의 주권을 짖밟고 있는 상황입니다.
쉽게 가정을 해본다면 일제 침략 당시 일본과 협력하여 이라크 군이 한반도 지역 어딘가에 군을 주둔시키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입니다.물론 그런 상황에 이라크는 이라크 국민에게 침략의 명분이 아니라 식민지 근대화를 위한 명분을 내세울 겁니다.그런 눈 가리고 아웅식의 명분은 동서고금을 보면, 수도 없이 많습니다.
대민 지원의 높은 성과를 이야기하는 이라크 파병 장병들 또한 알게 모르게 침략자인 미군의 협력자로 활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이 아르빌 평화 재건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부족한 군사력을 메우기 위한 것임을 상기바랍니다.)개인적 시각으로는 자신이 평화 재건을 위해 왔으며 지역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 내면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일제시대, 주권 상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현재 이라크의 주권 상실에 연민을 느껴야 합니다.과거의 피해자가 오늘의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빠른 시일 철군해야 옳다고 생각합니다.

문득 그런 말이 생각납니다.”평화를 위한 전쟁”…
과연 평화를 위해 언제까지 전쟁을 해야 할까요?
평화는 총, 칼로 이루지지 않습니다.

식민지 자손들이 침략자의 협력자로 더 이상 활동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