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 조선족 건설인력 절반 ‘퇴출’

재한 조선족 건설인력 절반 ‘퇴출’

세계일보

근로자 공급 과잉속 내국인 우대정책에 밀려
11만여명 중 5만여명 취업인정증명서 못받아

 

한국의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재외동포(조선족) 근로자 11만5000여명 중 5만여명이 올해 일자리를 잃게 된다.
경기침체를 맞아 필요 이상의 외국인 근로자를 솎아내고, 내국인에게 취업 기회를 주겠다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의 일환이다.
하지만 건설산업의 현실은 갈수록 외국인 근로자를 많이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동포 절반은 건설업 떠나야=3일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건설업 취업인정 증명서’를 발급받게 될 동포는 6만4974명이 상한으로 정해졌고, 이미 6만4227명에게 증명서가 발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규모는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관계부처 협의 결과에 따라 확정됐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건설근로자 공급 과잉은 12만3005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건설근로자 수요는 135만2321명, 내국인 근로자 공급은
128만3547명, 외국인 근로자(합법·불법)는 19만1779명으로 조사된 데 따른 추정치다.

 

2009년 대비 2010년 건설투자 증가 전망(2.07%)을 감안해 올해 적정 외국인 활용 규모는 7만7366명으로
추산됐고, 건산연은 ‘8만명 이내에서 관리할 것’을 정부에 주문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의 약 60%인 동포 근로자
11만5000여명 가운데 증명서를 발급받지 못한 5만여명은 건설현장을 떠나야 한다.

 

정부는 관련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집중적인 현장 점검을 벌이고 있다. 1차 적발 땐 체류기간 연장이 불허되고, 2차로
적발되면 추방된다. 이정원 이주노동자노동조합 교육선전 차장은 “상황이 더 열악한 제조·농축산업 등으로 전직하기보다는 현장에 몰래
남을 가능성이 높다”며 “가뜩이나 심각한 이주노동자의 인권 침해가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쫓아낸다고 일자리 만들어질까=정부가 동포 건설근로자의 ‘적정’ 규모 파악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포 근로자의
내국인 일자리 잠식이 심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동포 근로자 퇴출이 내국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수주경쟁이 치열해지고, 이는 곧 저가낙찰→노무비 감축→외국인 고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수주산업인 건설업 특성상 업체들은 유동자금과 시공실적 확보 등을 위해 낮은 입찰가를 제시해서라도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려는 경향을 띤다. 2007년 공공물량 227건의 평균 낙찰률은 68.3%, 2008년 287건의 평균 낙찰률은
68.6%에 그쳤다.

 

정부의 최저가낙찰제 확대 방침에도 우려를 표했다. 정부는 최저가낙찰제의 적용 범위를 현행 300억원 이상 공사에서
2012년 100억원 이상 공사로까지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건산연 심규범 연구위원은 “ 건설업 취업자 수가 2년째 감소하는
것은 일자리가 줄어든 게 아니라 내국인이 외국인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의 예산 절감 기조(최저가낙찰제 확대)는 결국
구조적인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