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자, 동북공정.

 동북공정은 200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국가적 프로젝트로 중국영토 내의 모든 민족은 모두 중화민족의 구성원이라는 통일적 다민족국가론, 중국 역대의 왕조와 군신관계를 유지하는 주변민족은 지방정권이라는 지방정권론, 각 민족의 다수가 이후 어떻게 분포하였는가에 따라 귀속성을 결정하는 민족계통론을 이론적 토대를 삼는다. 그래서 고구려사는 중국사에 편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동북공정이 2003년 후반에 우리나라에 알려지면서 여러 대응방안이 나왔다. 2004년 3월 고구려 연구재단이 출범해 고구려를 중심으로 북방사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고 각종 국제·국내 학술회의를 활발히 개최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반크(해외 네티즌을 상대로 한국을 바르게 알리는 사이버 관광가이드이자 사이버 외교사절단) 등을 통해 한국사 바로 알리기 사업을 하고 있으며 고구려사 관련 논문은 물론 저서가 급증하여 연구성과물이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들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고구려 연구재단은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 기존의 연구성과를 재탕하고 정리해 성과물 내기에만 급급해 효율적이지 못하다. 국제·국내 학술회의는 발표자·토론자가 중복되고 회의에서 오가는 내용도 크게 새로운 것이 없다. 네티즌의 활동을 보면 학계보다도 훨씬 민족주의 내지 국수주의 성향의 주장을 하고 내용을 전파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계의 주장도 국수주의 면이 있어 해외에서 인정받기 어려운 면이 있는데, 네티즌의 주장이 해외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고구려사 연구성과물도 학술회의와 마찬가지로 기존과 다른 새로운 견해보다는 기존 입장의 재확인에 중국 비판이 추가된 정도의 수준이다.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네티즌은 물론 학계조차도 ‘동북공정 비판=고구려사 등이 한국사’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북공정의 비판은 고구려사 등이 중국사가 아니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고구려사 등이 한국사로 귀속될 수 있는지의 여부는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중국사가 아니면 무조건 한국사’라는 논리는 위험한 논리다. 오히려 당연히 한국사라고 여겨온 부분에 대하여 새롭게 재검토하면서 중국보다 뛰어난 논리를 생산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옳지 않다는 사실을 알리고 고구려사 등이 명백한 한국사라는 사실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미리 그것들이 한국사에 귀속된다고 전제하고 시작하는 연구가 아니라 무(無)의 상태에서 시작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해외에서 설득력을 얻어 더 큰 범위의 힘으로 잘못된 중국의 태도를 고쳐잡을 수 있다.최근 중국의 최대 포털사이트에서 고구려를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규정하고 우리나라 삼국시대의 삼국을 신라와 백제, 가야로 소개하는 등 한국사를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중국 내에서는 동북공정에서 주장하는 바가 기정사실화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벌써 5년 째에 접어든 동북공정의 영향력이 더 커지기 전에 현재의 중국비판에만 몰려있는 시야를 넓혀 좀더 명백한 논리를 세워야 한다. 고구려사 등은 중국사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사인 것이 아니라, 중국사가 아닌 이유 따로 한국사인 이유가 따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런 전제도 없이 진행되는 연구과정을 통해 세계에서 인정받고, 전세계에 공통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이론을 만드는 것이 현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다.   추신. 요즘에는 크게 이슈화되지 않고 있지만 언제 또 중국의 동북공정 문제가 불거질지 모르는 이때,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을 내봅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