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반기문 지지는 일본의 외교적 굴욕

유엔 사무총장 선출에서 반기문장관에게 반대표를 던진 국가로 가장 강하게 의심

되는 나라는 바로 일본이다. 왜냐하면 한국은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위 진출을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였고 커피모임을 이끌면서 주도적으로 일본의 안보리

진출을 저지시켰기 때문이다.

일본으로서는 항상 우습게 생각했던 한국의 이러한 행동이 얼마나 괘씸했겠는가

이번 반기문장관의 유엔사무총장 입후보야 말로 설욕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반장관은 일본의 예상과는 달리 1차 투표부터 3차투표 내내 1위를 고수

하며 달렸고 게다가 3차 투표에서는 당선이 가능한 9표 이상을 획득한 사람은

반기문 장관 외에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다음 4차 투표에서는 상임이사국과 비상임 이사국이 서로 다른 투표용지를 사용

하여 투표에 임하게 된다. 어차피 비상임 이사국으로 거부권이 없는 일본으로서

는 혼자 반대해 봤자 의미가 없고 오히려 혼자 반대표를 던졌다는 의심의 눈초리

를 강하게 받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비상임 이사국 중 반대할 나라는 일본 외에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동북아에서 고립되어 있는데 그러한 눈총까지 산다면 한일관계는

더욱더 꼬이고 일본의 외교적 고립을 푸는데 별 도움이 안된다.

한국으로서는 압도적 지지를 받는 가운데 일본의 한표가 별로 절실하지도 않은

상황이다. 만약 반장관의 지지표가 10표 근처에서 왔다갔다 했다면 한국으로서는

일본이라도 설득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지만 1차에서 3차까지 내내 13표를

오르내리는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크게 관심이 없다.

반대표를 던져 반장관이 당선된 뒤로 유엔에서 일본의 입지가 조금이라도 위축이

되느니 차라리 아깝지만 선심쓰는 척 하며 찬성표를 던져주고 한일 정상회담에

오히려 집중하여 동북아에서 외교적으로 고립된 현 상황부터 타파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게다가 스스로 지난 1,2,3차 투표에서 일본이

반대 내지는 기권 표를 던졌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을 한 꼴이 되고 말았다.

결국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저지한 한국에 대한 복수는 물건너가고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겉으로는 안 그런척 하지만 실제로는 쬐그맣다고 업신

여기던 한국에게 보기좋게 당하고 만 꼴이다.

일본이란 강대국이 한국이라는 예전의 식민지였던 나라에 신임 총리가 취임하자

마자 스스로 찾아 와서 고개를 조아라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마치 중세의

조공외교를 떠올리게 하는데 거기에 플러스 알파로 반장관을 지지하겠다는 말

까지 들으니 기분이 한층 더 뜬다.

물론 일본은 겉으로는 찬성한다고 하고 실제 투표에서는 반대표를 던지는 비열한

짓을 할 지도 모르는 믿을 수 없는 나라이니 기뻐하기는 이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