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들 부인과 애인들도 같이 받아야 한다

한국 제조업의 귀중한 산업인력인 이주노동자들이 욕망의 분출구를 찾아 헤매고 있다. 그들을 우리와 똑같은 인간, 그러나 값싸게 부려 먹는 ‘일하는 기계’쯤으로 인식하는 한국 사회에서 이들의 성 정체성은 ‘무성(無性)’에 가깝다. 천시와 홀대에 익숙한 이주노동자들은 어쩔 수 없는 성욕을 채우기 위해 어둠이 깔린 수도권 일대 집창촌에서 성(性)을 산다. 국내 거주 외국인 ‘100만명 시대’로 접어든 한국. 이제는 외국인도 한국 사회의 엄연한 하나의 축이다. 그러나 22만명으로 추산되는 불법 이주노동자들은 그늘 속에서 신음하며 어둠 속에서 성매매를 하도록 방치되고 있다. 헤럴드경제는 이주노동자들의 또 다른 고통으로 떠오른 성 문제를 긴급 점검한다. 15일 자정, 경기 수원시 수원역 맞은편 성매매 집결지 뒷골목. 약간의 취기가 오른 동남아 청년이 빠른 걸음으로 상대를 물색했다. 지난해 8월 돈을 벌기 위해 필리핀에서 한국 땅을 밟은 P(27)씨다. “여기서 뭘 하느냐”고 묻자 그는 쭈뼛거리며 “돈 벌러 한국에 왔는데 성욕을 참기가 힘들어서 왔다”고 했다. 그는 “내 동료 대부분이 20~30대 남성들이기 때문에 성욕이 왕성하다”며 “직장이나 지하철에서는 (한국인들에게) 개처럼 무시당하지만 여기 여자들은 돈만 주면 잘 대해줘 ‘보스’가 된 기분이다. 그래서 자주 온다”고 했다. P씨와의 대화가 끝나고 주위를 둘러보자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이주노동자들이 골목을 채우고 있었다. 수원역 뒷골목은 원래 50년 전부터 100여개 업소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가 급속도로 불어나자 이들을 위한 전용업소까지 생겼다. 수원뿐 아니다. 평택 오산 파주 등에도 이주노동자 성매매 장터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수원에서 업소를 운영 중인 김모(45.여) 씨는 “‘성매매특별법’ 이후 번화가 쪽은 그나마 장사가 되지만 뒷골목 쪽은 큰 타격을 받으면서 이쪽은 전부 외국인만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다”며 “주말이면 안산이나 군포 등에서도 이주노동자들이 온다”고 했다. 한국 여성 김모(38) 씨는 “파키스탄 남자 한 명은 우리 집 단골인데 꼭 나만 찾는다”며 “그래 봤자 3만~4만원 받는 걸로 돈도 되지 않는데…”라고 털어놨다. 배설 욕구를 채우고 왕처럼 대접받는 데 맛을 들인 일부 이주노동자는 월급을 모두 유흥비로 탕진하기까지 한다. 인천의 한 제조업체에서 만난 스리랑카인 A(23)씨가 그런 경우. 이곳에서 2년째 근무하는 그의 월급은 야근수당까지 합쳐 90만원이지만 성매매로 다 쓴다고 했다. 그는 “일단 인천에서 비싼 술집에 들른 뒤 김포나 동두천까지 택시를 타고 가서 성매매를 한다. 폼 좀 잡고 싶어서인데, 90만원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나도 어쩔 수 없다. 의식주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해결할 수 있지만 성욕은 그렇지 않다”며 “한국 여성들이 우리를 무시하고 이주노동자들은 대부분 남성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아니라면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A씨는 현재 두 달째 직장 동료에게 생활비를 의지하고 있다. 여성 인력이 함께 유입되는 필리핀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 노동자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 이슬람권 국가에서 온 남성들은 성욕 해결을 위해 성매매업소에 의존하고 있다는 게 이주노동자단체의 설명이다. 한국의 비뚤어진 유흥문화도 이주노동자들의 성욕을 부채질한다. 6년째 체류 중인 인도네시아인 Y(37)씨는 “가끔 사장이랑 회식을 하게 되는데 1차는 삼겹살을 먹고 2차는 도우미가 있는 노래방에 간다. 여기서 조금만 더 하면 성매매까지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고국에 있는 가족들에 대한 양심의 가책도 성욕 앞에선 여지없이 무너진다. 일부는 단지 성욕 해결을 위해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남녀끼리 동거에 들어가기도 한다. 필리핀 출신 K(29)씨는 “필리핀에 아내가 있는데 이런 걸(성매매) 알면 큰일”이라며 “아내가 함께 있다면 이런 일 안 한다. 돈 문제만 해결된다면 아내를 여기로 데려와서 함께 일하고 싶은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상재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교육팀장은 “모든 노동자가 성매매업소를 찾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이런 업소를 찾는 사람들이 예외라고 할 수도 없다”며 “이주노동자들의 이런 욕구를 방치하는 것 자체가 반인도적일 수 있으며, 또 우리 사회에도 어떤 형식으로든 비용으로 다가올 날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