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외교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이다.

모두가 알겠지만 이번에 일본이 게거품물고 독도주변 해역을 조사하겠다는 것은

6월에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수로기구(IHO)에 우리나라가 한국식 지명을 등재할려

고 한 것에서 발단이 되었다. 일본은 지난 78년부터 독도인근 해저지명 두곳

을 ‘쓰시마분지’와 ‘순요퇴’라는 이름을 등재시켰다. 그런데 아직도 지명이 등재

되지 않은 넓은 지역이 분포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96-2000까지 조사를 바탕으

로일본식 지명이 붙은 두 지역을 `울릉분지’와 `이사부 해산’이라고 명명한 것

을 포함해 독도 부근 18곳의 해저지형에 한국식 지명을 붙이고 IHO에 등재하려

하자 일본은 수로탐사를 구실로 도발한거다. 자세히 뜯어보면 우리가 모르는 사

이에 일본한테 한방 얻어 맞았고 우리도 작년에 두곳의 지명을 등재함으로써 복

수(?)한 셈이다.

그런데 이번 6월에 나머지 부분을 우리지명으로 등재함으로써 일본을 넉다운 시

킬려고 했으나 일본의 꼬장으로 불발로 돌아갔다. 그렇다면 이번 외교협상은 굴

욕인가? 합의내용 중 일본언론과 우리나라언론에 발표된 내용이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6월에 등재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등

재하겠다는 거다. 일본은 한국의 6월 등재 시도를 무산시켰고 우리나라는 6월에

안하고 다음에 하면 그뿐이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정말 동상이몽이란 말

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일본 네티즌들도 외무성을 비난하는 이유가 한국식 지명

등재 불가라는 입장에서 등재신청연기요청(6월에는 등재신청하지말라는 얘기)으

로 선회했기 때문이다.이번 협상이 6월 등재신청은 무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

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우리나라가 국제수로기구에 등재시킬 수 있는 국제적 명

분을 얻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독도 사태에서 미국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식적으

로는 중립적 위치를 고수하지만 물밑으로 일본 정부와 한국정부에 강력한 압력

을 넣고 있었다. 미국은 아시아 패권을 한미일 삼각동맹을 기반으로 유지해 나가

고 있다. 그런데 아시아에서 가장중요한 동맹인 한국과 일본이 전쟁 직전까지 가

는 극한 상황을 보고만 있을까? 미국입장에서는 독도가 한국 영토이든 일본 영토

이든지 상관없을 것이다. 미국의 관심은 오직 아시아 패권과 세계패권의 유지에

있지 독도의 소유권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래서 우리정부가 강경책을 쓸수

있었고 일본이 먼저 외무차관을 보내서 화해의 몸짓을 한거다. 막말로 미국이 없

다면 인정하긴 싫지만 일본은 내일 이라도 독도를 자신들의 수중에 넣을 것이

다.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전쟁에서 보듯이 힘센 놈이 먹으면 끝이다. 아

무리 아르헨티나가 논리적으로 합당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더라도 힘있는 놈이

먹으면 장땡이다. 이러한 동북아의 특수한 상황은 우리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고

있다. 향후 미국의 입김이 동북아에서 옅어지기 전에 우리는 해군력과 공군력을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그때야말로 일본과 제대로 맞짱뜰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