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약속…

원칙과 약속…

박근혜가 세종시 수정안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면서 내세우는 유일한 명분이란… “국민에게 한 약속”이라는 것이다. 여론이고 국익이고를 따지기 전에, 일단 한번 약속한건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소리인듯 싶다. 약속을 안 지키면 신뢰도 없고, 신뢰가 무너지면 정당의 존재이유도 없다는 말도 한다. 그러니까 박근혜에게 약속이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무조건 지켜야 하는 지고지순의 정치 덕목”인 셈이다.

 

약속을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박근혜에게 함 물어보자.

 

그렇다면 이명박의 “대운하” 약속은 뭐냐?

이명박이 대운하를 포기한다고 했을 때는 왜 약속을 지키라고 입에 거품을 물지 않았나?

약속도, 원칙도… 그때그때 달라요, 그건 모조리 내가 정해요, 뭐 이런 거냐고.

 

약속이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지켜야 한다는 정치신념이 있는 아줌마라면… 그때도 이명박에게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라고 박박 우겼어야 하지 않나? 약속은 신뢰이고, 신뢰가 무너지면 정치도 없는 거라며? 대운하 약속도 한나라당의 당론이고 공약이었다. 국민과의 약속이었던 거지. 대운하 약속은 휴지조각이 돼도 상관없고, 세종시 약속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지켜야 한다? 산소까스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다.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믿은 국민들만 상전이고,

대운하를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믿은 국민들은 다 등신인가?

 

물론 박근혜에게 이런 질문을 해봐야 어버어버~ 벙어리 흉내만 낼 것이다. 왜? 산소까스 머리로는 별 신통한 변명거리가 생각나지 않거덩. 대운하는 국민 대다수가 찬성하지 않기에 그리고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기에 안지켜도 된다는 말을 내뱉는 순간… 약속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논리는 시궁창에 빠지고 만다. 그래서 주구장창, 충청도 민심이 바뀌어도 나는 반대! 라는 똥고집만 부리고 있다. 논리가 딸리는 인간에게는 무대뽀 똥고집 외에 달리 뽀족한 방법은 없다.

 

박근혜던 박빠던, 아니면 민주팔이던… 대운하 약속은 왜 지키지 않아도 되고, 세종시 약속은 왜 꼭 지켜야 하는지, 그 이유를 속시원히 설명할 수 있나? 대운하를 반대하는 논리로 국민 여론이나 국익 같은 고상한 이유를 들이대려면, 세종시도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지 않겠나? 그렇다면 지금부터 세종시에 관한 논의는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 국민과의 약속이니 배신이니, 산소까스 같은 소릴랑 하지 말고.

 

약속 예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박근혜는 파벌정치 하지 않겠다는 약속부터 지켜라. 그건 국민들과의 약속이 아니었나? 김무성이나 홍사덕이 한마디 하면 싹부터 자르고 나서는건 왜 그러는데? 감히 누가 내 허락도 없이 입을 함부로 놀리고 까부느냐 뭐 그런거여? 지가 무슨 천추태후냐고. 박근혜 앞에서는 말조심, 입조심, 행동도 조심, 우리는 무조건 근혜님 말쌈에 복종한다… 이게 무슨 국회의원인가? 주인허락 없이는 짖지도 못하는 강아지 신세지.

 

그나저나, 원칙이니 약속이니 진짜 지겹지 않나? 약속을 밥먹듯이 어기는 인간들이 무슨 약속을 운운하나? 눈물을 질질 짜면서 정계은퇴를 약속했던 이회창이 국민과의 약속을 들먹이는걸 참고 봐줘야 하나? 국회의원직 사퇴하겠다고 기자회견까지 한 인간들이 약속을 운운하는건 또 뭐고? 탈당했다가 슬그머니 복당한 전력이 있는 박근혜도 신뢰를 들먹일 자격은 없다.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인물이 무슨 원칙이고 약속인가?

 

박근혜는 한나라당 당원을 자처하면서도 친박연대라는 기형정당을 거느리고 있다. 세계 어느 후진국에도 이런 정치 코메디는 없다. 박근혜는 탈당해서 친박연대로 가던지 아니면 친박연대를 해산시키던지 양자 택일을 해야한다. 그도저도 아니고 양다리를 걸치는건 기회주의의 극치일 뿐이다. 본인이 당대표일 때, 경선에서 탈락한 인물을 돕는 것은 해당행위라고 목청을 높이지 않았던가? 이런 주제에 무슨 원칙이나 약속이니 주절대는지 진짜 얼굴 하나는 두껍다.

 

박근혜가 지난 몇 년간 입에 담은 소리를 요약하면… 도덕성, 도덕성, 반대!, 반대!, 원칙, 원칙, 반대!, 반대!, 복당, 복당, 반대!, 반대!, 국민, 국민, 반대!, 반대!, 약속, 약속, 반대! 반대! <= 대충 이게 전부이다. 콘텐트로 따지면 소녀시대나 원더걸스도 이보다는 낫겠다.

 

이런 골때리는 외마디 정치에 꺼뻑 넘어가는 골빈 인간들이 많다는 점은,

산소까스 아이큐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우리 정치의 희한한 모습이다.

무명씨

대한민국지킴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