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의 한국 좋아하시네.

한국에서 네팔로의 직행 대한항공 전세기가 떴다. 그 후 카투만두와 포카라 길거리는 한국어로 가득찼고 네팔 여행사들은 비수기에 특히 넘쳐나는
한국인을 맞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세 명의 한국인에게 한 명의 가이드와 여섯명의 포터가 따르고 있었다. 포터들의 바구니 속에는 고추장 배추 상추 고기와 냄비 솥 밥그릇 등이 빼곡이 들어 있었다. 말하자면 포터들은 한국인을 위해 밥을 하고 설겆이를 하는 셈이다. 안나푸르나 등반은 빠르면 3일에서 길게 8일
정도의 날짜가 소요된다. 그렇게 험한 길도 아니고 위험하지도 않다. 무슨 에베레스트 등반하는 전문 산악인도 아니고 왜 그렇게 포터가 많이 필요하나 했더니, 결국은 음식. 네팔 음식 먹을 만하다. 달밧이라고 해서 우리 백반과 비슷하다. 어떤 레스토랑에선 김치를 주기도 한다. 한국인이 워낙 많으니까 이젠 다 알고 준비하기도 한다. 산에 뭐 먹으러 가는건지 돈 자랑 하러 가는 건지 정말 알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중에 한 남자가 나를 보자마자 “내려 오는 데 얼마 걸렸어?” 딱 반말이다. 기가 막혀서. 얼마나 높은 사장님이시길래 보자마자 인사도 없이 반말이실까? 나도 먹을만큼 먹었는데.

“그들 중에 한 무리는 술을 무지 많이 먹었다. 한 명이 뒤에 쳐져 오다가 어느 여염집에 들어가 술에 취해서 갈 수 없으니 좀 재워달라고 했다. 그래서 맘 약한 네팔리 아주머니가 방을 하나 내 주었는데, 두어시간 뒤에 침대에 오줌을 거하게 싸시고 도망을 갔더라고…. ” 며칠전에 있었던 일화가 포터와 가이드 그리고 한국인의 입을 통해 산골이 술렁이고 있었다. 한 한국인이 하산하다가 푸념을 아니 참을 수 없는 노여움으로 부르르 떨며 그 소문을 들려 주었다. 부끄러워 못살겠다고.

“이웃집 네팔 처녀 자매가 다 한국으로 시집 갔다. 동생은 열 일곱이었는데 마흔 몇 살의 농촌 총각에게 갔고 언니는 사진으로 멀쩡해서 결혼하겠다고 했는데 결혼식장에서 보니 반신불구였더라. 언니는 아이를 갖지 않는다고 시부모가 머리끄댕이를 잡고 폭력을 가하고 동생은 잘 사는 집이라고 해서 갔는데 가고 보니 다 쓰러져 가는 시골집에서 고생하고 산다고…그 결혼은 그녀들의 오빠들이 결정했는데 그녀들의 부모는 가슴을 쥐어 뜯으며 눈물만 흘린다고…”이 야기는 내가 묵었던 게스트 하우스 아줌마가 옆 집에 가서 결혼 사진을 들고 와 보여 주며 해 준 스토리다. 얼굴이 뻘개져서 난 더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 산골 깊은 곳에서도 사기 결혼이..

트레킹 하는 내내 길 가에 버려진 한글을 읽었다. 무슨 초콜릿, 무슨 초코파이,무슨 사탕, 무슨 과자.. 하염없이 끝없이 한글이 나뒹굴고 있었다. 쓰레기의 90퍼센트가 한국 쓰레기. 길 가에 있는 쓰레기통을 뒤져 보았다. 일본 글자와 중국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슬픈 한국인…서글픈 한글이여!.. 안에서 새는 바가지여…밖에서 줄줄 새는 바가지여!!!

네팔에는 두 종류의 한국인이 있다. 그들의 문화와 산을 사랑하는 겸손한 한국 여행자, 그리고 그들보다 조금 더 잘 산다고 깝죽거리며 돈자랑을 못해 안달인 한국 관광객. 포터에게 한국말로 반말 하고, 술 먹고 남의 집 방에 오줌 싸고, 쓰레기 버리는 데 일말의 양심도 없는 그들. 한숨이 나온다. 이런 글 올리면 사람들 별로 안 좋아하고 찝찝해 하는 거 안다. 하지만 이게 한국인의 현실이다.

세계속의 한국? 맞다. 온갖 추잡한 일을 다 벌리고 다니는 세계속의 한국인. 네팔 포터들이 앞에서 굽신거리고 뒤에서 어글리라고 비웃는 쫌 사는 나라 한국. 여행중에 만난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하시는 말씀. 요새 한국 고등학생이 교내에 쓰레기 버리는 건 당연하게 여긴다고. 아무리 말해도 들은 척도 안한다고…

여러분, 이게 한국인의 현실입니다. 세계속의 한국이니 한류방이니 돌아다녀보니 좋은 글만 있더군요. 스스로 부풀리지 맙시다. 있는 그대로만 말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