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광주,하남 통합 막은 민주당이 책임을 질 것인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2일 경남 창원·마산·진해시를 ‘창원시’로 합치는 법안만 통과시키고 경기도 성남·광주·하남시를 통합하는 안은 처리를 보류했다. 민주당이 “여당이 성남시의회에서 통합안을 날치기 처리했으므로 주민투표부터 다시 해야 한다”며 걸고넘어졌기 때문이다.

성남·광주·하남 통합안은 성남에서만 야당 시의원들이 몸을 쇠사슬로 묶는 노예쇼를 벌이며 반대했을 뿐 광주·하남에선 야당에서도 찬성표가 나왔다. 그런데도 지난 17대 국회에서 230개 시·군·구를 60~70개 광역시로 재편하자는 통합안을 주도했던 민주당이 통합의 발목을 잡았다.

민주당은 성남·광주·하남 통합 전제조건으로 주민투표를 요구하면서도 주민투표 없이 시의회 의결만 거친 창원·마산·진해 통합은 받아들였다. 아예 논리 따위는 돌아보지도 않는 것이다. 민주당의 이런 행동에는 “3개 시가 유지되면 광역화장장 문제로 시끄러웠던 하남시나, 호화 청사 논란을 빚은 성남시 시장선거에선 가능성이 있다”는 선거 계산이 작용한 듯하다. 창원·마산·진해는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기기를 바라기 어려운 곳이다.

한국의 잘디잘게 잘라놓은 시·군들은 저마다 고만고만한 시·군 청사, 교육청, 시민회관, 소각장, 운동장, 복지관 등의 행정·문화기구를 갖고 있다. 지자체들이 여기에 들이는 예산이 달려 찍어댄 지방채(債)가 2008년 말 현재 19조원을 넘는다. 단체장이 기분 내느라 써버린 돈은 주민들 빚으로 돌아왔다. 이런 비효율과 낭비를 개선하려면 시·군 통합부터 이뤄져야 한다. 성남·광주·하남만 해도 통합하면 행정비용 절감과 시설 공동이용으로 한 해 2600여억원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지금은 ‘지구도시화(glurbanization) 시대’다. 질 좋은 공공서비스와 노동력, 풍부한 경제·사회·문화 기반시설을 갖춘 수백만~수천만 인구의 대도시 하나가 수십개 작은 도시보다 세계적 경쟁력에서 우위(優位)를 누린다. 중국의 낙후돼 있던 서부 내륙의 중심도시 충칭(重慶)은 도시지역에만 1000만 인구가 살면서 포드자동차 등 외자(外資)를 유치해 매년 12% 넘는 경제성장의 기록을 세워가며 내륙 개발의 견인차가 됐다. 세계는 고사하고 아시아에서라도 명함을 내밀 수 있는 도시들을 가지려면 우리도 이 길을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