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정권의 도발은 착착 진행이 되고 있는데

위원장이 핵실험을 통해 노리는 대남정책의 목표는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세력의 집권을 저지하려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노동당 대남부문 출신 탈북자는 분석했다. 대북정책 당국의 한 관계자도 김 위원장이 현재 남한 정세와 관련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내년 대선에서 보수세력이 집권하는 사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대외결제 마비사태로 가중된 북한의 경제난은 중국의 국영상업은행인 중국은행이 북한 계좌를 동결하는 등 중국 정부까지 압박에 동참하면서 더욱 나빠지고 있다. 1월10일 김 위원장이 예정에 없던 중국방문을 단행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남한은 동북아 국가 중 유일하게 북한의 숨통 구실을 하고 있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대북지원을 이어왔다. 1998년 11월 금강산 관광사업이 시작된 이래 남한에서 북한에 송금된 경화는 대략 매년 1억달러 규모다. 이는 주요 수입원인 미사일 및 위조화폐 수출, 마약·담배밀수가 위축된 북한에는 오아시스나 다름 없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남한 금융기관들은 북한에 계좌개설을 거부하는 전세계적인 금융압박 흐름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보수세력이 집권하면 남한마저 금융압박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고, 북한의 경제난은 더욱 가중돼 주민과 엘리트층 동요는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김정일 정권의 붕괴는 초읽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가 내년 대선에서 보수세력의 승리를 원치 않는 것은 이처럼 자신의 정권유지를 위해서라도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요컨대 핵실험을 통해 그가 내부와 대남 차원에서 노리는 목표는 서로 맥락이 통하는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북한이 남한의 대선에 간여하는 수준이 핵실험만으로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데 있다. 앞서의 대북정책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이 연말을 전후해 서해 해안포로 우리 해군 함정들을 기습적으로 포격하는 등 여러 차례의 국지전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연평해전이나 서해교전 때와는 달리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입증된 상태이므로 우리군이 물리적 보복을 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무력 비대칭에서 발생하는 이 같은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북한이 남한 국민에게 보수세력이 집권하면 전쟁도 불사할 테지만 현재의 햇볕정책 세력이 재집권하면 평화를 누릴 수 있다고 선전할 경우 내년 대선의 향방은 가늠하기 어렵다. 핵실험 성공으로 남한 국민은 북한의 인질이 돼버린 셈이지만, 북한이 군사적 협박공갈을 반복하고 자기들이 가진 핵무기는 남한을 향한 것이 아니라고 선전할 경우 인질이 인질범의 논리에 동화되는 ‘스톡홀름 증후군’이 남한에서 확산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이 관계자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