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년이면 더 어려운 식량난

한국의 정보당국인 국정원은 북한의 식량난이 대규모 아사자 발생이 우려되는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올 해 120만톤의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사자가 발생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국가정보원이 23일 비공개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밝혔습니다.

국정원의 전옥현 1차장은 “북한의 올해 식량 수요량은 540여만톤이지만, 현재 확보량은 420여만톤으로 120여만톤 가량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90년대 중반처럼 20만명 이상의 대규모 아사자 발생이 우려되는 심각한 식량 위기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 된다”고 전옥현 국정원 1차장은 밝혔습니다.

올해 10월말 추수기까지 중국이나 세계식량계획 등으로부터 30여만톤의 식량이 북한에 제공될 예정이고 또 미국이 북한에 주기로 한 식량 50만톤 중 20만톤 정도가 추수기 전까지는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이처럼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올 한해는 근근히 버티더라도 문제는 내년에 다가올 식량난이 더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이 올해 사용할 수 있는 비료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예년 같으면 북한은 연간 30에서 35만톤 가량의 비료를 한국에서 지원받아 농사철에 사용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사용하는 전체 비료의 60-70%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하지만 올들어 한국은 북한에 아직까지 비료를 지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의 요청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는 북한이 최근 “중국에서 비료를 일정량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양은 충분치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이는 북한의 가을걷이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권태진: 지금 당장 비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금년 가을 농사가 굉장히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북한이 비료가 부족하다는 걸 알면서도 올들어 남측에 인도적 지원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를 두고 대북 소식통들은 이명박 대통령 정부에 북한이 머리를 숙이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으며 또 한국의 도움 없이도 북한은 잘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라고 해석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50만톤 식량 지원 결정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대규모 식량 지원이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대북 인도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려면 북핵 문제의 진척이라는 조건이 충족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조성렬 박사는 설명합니다.

조성렬: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핵 6자회담에서 지속적으로 북한이 합의를 지켜나가고 또 (회담이) 보다 더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된다면 내년에도 식량 지원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에선 이미 감자와 옥수수는 파종이 시작됐고 다음주엔 모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말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비료 지원 없이는 올 가을 추수량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으며, 또 북핵 6자회담이 내년 들어 검증 문제로 난항을 겪을 경우 북한은 미국 등으로부터 대규모 식량 지원을 받는 게 힘들어지기 때문에 북한은 내년에 더 심각한 식량난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r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