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법안은 실효성 없는 이념법

인터넷에서 내 주민번호가 도용 당해? 북한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권 침해 국가이다. 따라서 북한이 반인권적 행태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이론이 있을 수 없다. 북한인권 문제가 국제적 의제가 된 것도 그런 인식을 세계가 공유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북한 사람을 동포이자 통일의 대상으로 여기는 남한이 북한 인권 문제에서 구경꾼으로 남아 있는 것은 동포의 도리도, 민주 시민의 윤리도 아니다.  그러나 북한에는 남한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다. 외부에서 동원할 수 있는 인권 개선의 수단 또한 마땅치 않다.  흔히 인권 침해국에 제재와 압박을 가하지만, 그렇게 해서 인권개선이 이루어진 예는 거의 없다. 제재에 초점을 둔 미·일의 북한인권법 역시 북한 인권 개선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적대관계에서 인권압력에 순응하는 국가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내부통제 강화로 인권을 악화시키는 부작용의 우려가 더 크다. 외부 세계가 북한 인권을 개선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그제 국회 외교통상 통일위원회에서 민주당의 반대 속에 통과시킨 북한인권법안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법안 어디에도 실효적으로 북한인권을 개선시킬 방안을 담지 못하고 있다. 통일부에는 북한 인권자문위원회, 외교통상부에는 북한인권대사를 두고, 북한인권 실태를 조사하며, 북한인권 재단을 설립해 남한 내 북한인권 운동 단체를 지원하는 것이 골자이다. 게다가 인도적 지원을 제약하고, 북한인권 정책은 남북대화를 해야 할 통일부가 총괄하도록 했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는 대북 인도적 지원을 거부하고, 남북관계를 경색시켰다. 그 때문에 북한 식량 사정이 악화되어 굶주리는 이는 늘어났고, 개혁·개방에 대한 북한당국의 경계심은 강화되었다.  결코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좋은 일이 아니다. 인권 개선은 적대가 아닌, 대북지원, 남북화해와 협력의 강화, 상대 존중을 전제로 한 인권대화의 방식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함으로써 북한이 스스로 인권을 개선하는 게 대외관계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촉진요소가 전혀 없는 인권법안은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면서 보수층의 지지는 결집시키는 이념법, 남한 내부 정치용 입법의 의심이 든다.  그리고 북한 인권 개선과 반북 활동이 구별되지 않는 활동을 해온 특정 이념 단체를 후원하는 결과만 낳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인권법은 대북 적대 수단으로서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국회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