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가족은 어떤 모습일까?

북한, 중국, 몽골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가정’이 혁명 노선에 방해가 된다며 가족제를 모조리 말살했다. 한국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핵가족화로 인해 가족제도가 제 역할을 못한지 이미 오래됐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출산율마저 최저를 기록한 요즘 추세라면, 머지 않아 한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된 나라’로 기록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의 인구감소와 가족 해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탈북자 김명숙씨(가명)의 증언을 통해 가족제가 파괴된 오늘의 북한을 들여다 보았다.

다음은 지난해 기자가 호주제 폐지안 국회 통과를 계기로, 탈북자 김명숙씨와 가진 인터뷰를 다시 정리한 것이다.

–호주제가 폐지된 북한은 어떤가.

ㅁ. 북한에서는 ‘가족 개념’이 없고 가족간 유대도 없다. 안방에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숙의 사진이 벽에 나란히 걸려있는데 이들이 바로 북한에서는 부모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ㅁ. 북한사람들은 자신의 조상을 모르고 산다. 할아버지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모두가 김일성 어버이의 자식이기 때문에 족보를 따질 일이 없다. 남한에는 호적등본을 떼면 그 사람의 가계도를 알수 있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 남한의 호적등본이 북한에서는 ‘공민증’인데 이 공민증에는 직계자손밖에 나와 있지 않다.

사실 북한 사람들은 자신의 조상을 알려고도 안 한다. 왜냐하면 쓸모도 없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 살면서 족보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게 너무 좋은 거다. 내가 누구의 자손이구나 알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특히 명절에 대가족이 모여 성묘하고 조상을 섬기는 모습을 보고 많이 부러웠다.

▲ 북한 가정에는 김일성,정일 부자 사진을 닦기 위한 ‘전용천’이 있다고 한다. 한편, 몽골사람들은 성(姓)이 없다. 예를 들어 ‘철수’라는 사람이 있고, 그의 아버지 이름이 ‘길동’이라면 철수의 정식이름은 ‘길동의 철수’가 된다.

–북한에서 부부는 어떤 모습인가.

ㅁ. 북한에는 각 가정마다 ‘정성함’이라는게 있다. 가장 좋고 예쁜 천(예를들면 비로드 천)을 이 정성함에 보관한다. 정성함에 고이 모셔 놓은 천으로 안방에 걸려있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숙의 사진을 닦는다. 만약 실수로 액자를 깨뜨린다거나 하는날엔 남편은 아내를, 아내는 남편을 고발하기도 한다. 부부간 자식간에도 거의 예외가 없다.

–김일성 우상화작업은 어느 정도인가?

ㅁ. 탁아소에 가는 순간 애들은 자동으로 신격화를 배우게 된다. 가령 애들이 선물을 받으면 선물 준 사람한테 인사하는게 아니라 제일 먼저 김일성, 김정일 어버이께 절하며 인사한다. 어릴때 부터 김일성을 어버이라고 부르다 보면 정말 어버이로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 김일성이 사망했을때 울다가 실신해 죽는 사람도 있었다.

–북한 젊은이들에 비해 남한 젊은사람들은 어떤가.

ㅁ. 요즘 남한에서는 젊은이들이 예의가 없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남한 젊은이들은 예의범절이 아주 바르다. 북한 젊은이들은 정말 예절이라곤 없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생각해 보니, ‘내가 누구인지 근본을 알고 살아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란 것을 알게됐다. 남한 사람들은 가족제도 안에서 함께 살아가며 전통문화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기 때문인 것 같다.

–남한에 호주제 폐지 법안이 통과됐다. 무슨 생각이 드나?

ㅁ. 북한 사회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자기 조상을 모르고 산다는 것을 한번 생각해 보라. 그것은 5000년 이어온 민족성이 없어지는 것이고, 가정은 파괴되는 것이다. 호주제를 없애겠다는 이 곳 국회의원들을 보고, ‘저 사람들은 얼마나 할 일이 없어서 저런 일을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간에 경제 살릴 궁리해야지 호주제 폐지가 왜 나오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ㅁ usinsideworld.com – 조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