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기금법 제정의 필요성

 <기고> 민족기금법(가칭) 제정의 필요성                                                    백 동 현 고려대 강사 광복 60주년이었던 2005년 12월국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되어, 올해 8월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가 출범하여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이 법 제정을 앞두고 법적 안정성의 문제라든가 법의 실효성의 문제 등 논란이 이루어졌다. 그동안 선의의 제3자에게 매각된 변형재산에 대해 예외를 인정함으로써 사회적 혼란을 피하면서도 상징적인 의미에서 친일잔재청산이라는 최소한의 효과를 얻도록 법제정이 이루어졌다. 친일잔재 청산 위한 법제정 환영 재산조사위원회가 출범한 지 4개월여를 넘겨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예상했던 대로 상당 부분 매각, 변형되어 재산조사위를 통해 국가귀속이 이루어질 수 있는 친일파의 재산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예를 들면 대표적 매국노로 지탄받았던 이완용과 송병준의 경우 둘 다 일제시대 보유토지가 1000만평 이상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 법에 의해 국가귀속이 될 수 있는 상태의 토지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전체적으로 보면 일제시대 그들이 보유했던 토지의 5% 미만에 머물 수도 있으리라고 조심스럽게 예상된다. 이는 여타 인물에서도 대체로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난 1990년대 중반 이래 거듭되었던 친일후손들의 국가를 상대로 한 재산반환소송이라는 사회정의를 거스르는 행태를 염두에 둔다면, 민족사의 미래를 위해 늦었지만 소중한 입법이었기에 국회에서 재적의원 전원찬성으로 입법이 이루어졌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의 업무가 진행되면서 국가귀속이 이루어진 재원을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여러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크게 본다면 국가보훈정책의 개선이라는 방향으로 논의가 되고 있는 듯하다. 애초 특별법에서도 국가귀속이 이루어진 재산의 용도와 관련하여 제25조에서 “이 법에 의하여 귀속시킨 재산은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제30조의 규정에 의한 용도에 우선적으로 사용하여야 한다”고 하여, 친일파의 축재한 재산으로 독립운동가에 대한 예우사업 등을 함으로써 이 사업이 지니는 상징적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것은 이 사업을 통해 추구해야 하는 중요한 영역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정책당국의 정책마련이 미비하고 자칫 이 민족사적 사업을 국가보훈정책의 보완책에 국한하는 것으로 귀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고 있다. 해방 60년만에야 친일파의 물적토대를 청산하여, 비록 얼마남아 있지 않은 그들의 물적자산이라 하지만 이를 국가에 귀속한다는 것은 민족자산의 성격이 강하다. 그것은 비단 일제 식민지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헌신했던 독립운동가들 뿐 아니라 민족사의 시련기를 통해 고통 받았던 모든 이들에게 일제 식민지잔재를 청산하고 과거를 되돌아보며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방향에서 그 용처를 찾아야 한다고 본다. 친일파 귀속재산, 민족사적 사업에 써야 바람직 이 점에서 국가보훈정책의 일부분이 아니라 애초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민족사적 과업으로서 위상에 걸맞는 기금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 특별법 제정을 위해 노력해왔던 조계종 종단 및 시민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기금형성의 법적토대를 마련하고, 학계와 보훈관계자, 독립운동유공자 관련자등이 두루 참여하는 형태로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것이 해방 60년만에 이루어지는 민족사적 과제가 올바르게 진행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