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과 자존심이 안보를 대신해 주는가?

어제 노무현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해 “지금 환수되더라도 행사에는 크게 지장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과연 사태를 냉철히 바라보고, 먼 장래의 국가안보는 물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걱정하는 대통령이 맞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졸속 추진하는데 대해 언론만 비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전직 국방부장관들을 비롯한 군 원로들, 많은 외교안보 전문가들, 경제와 안보의 상관관계를 잘 아는 시장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다수의 국민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온 지 오래이다. 대통령은 이런 국민적 불안과 걱정을 일부 신문의 오도 때문이라고 역 오도하고 있다. 수백조원의 돈을 들여 노 대통령이 말한 ‘세계 최고 수준의 군대’를 만들어도 북한은 물론 중국이나 일본 등도 안보에 있어서는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에 자주국방은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 홀로 국방’을 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더구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 정세와 안보 상황을 전례없이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점을 가볍게 보기 때문에 이러한 구상을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이 갑자기 언론에 작전통제권 조기 환수를 주장한 것은 숨겨진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교육부총리 인사 문제로 인해 온갖 비난을 한 몸에 받아온 노무현 대통령이 관심을 돌리고 다시 정치의 중심에 서기 위해 소용돌이 정치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작전통제권 조기 인수 관련 발언은 정략적으로 이용하기에는 너무 중차대하고 국민 안위에 미칠 영향이 또한 크다. 노무현 대통령이 신중하게 검토했다는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작전통제권 이양이 당장에도 좋거나, 2009년도 좋거나, 2012년도 좋다고 말할 만큼 주먹구구식으로 해결 될 문제는 아니다. 대통령이 너무 감정적으로 명분에만 집착하여 안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당사국인 미국과 아무런 합의 없이 대통령이 먼저 불쑥 단정적인 발표를 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외교이고 안보의 협상방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자주독립 외교노선을 내세우고, 시대에 역행하여 청을 등지고 명과 친하게 지낸 조선조의 인조의 자주국방의 결과는 어떠했는가. 삼전도의 굴욕으로 이어진 것을 대통령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