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패와 공생하는 일본경찰~

[조선일보]

지난 27일 일본 최대 폭력조직 야마구치구미(山口組)의 ‘서열 2위’인 시노다 겐이치(篠田建市·63·일명 쓰카사 시노부·사진)가 제6대 두목에 새로 취임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이날 이·취임식이 열린 야마구치구미 고베(神戶) 총본부 주변에는 아침부터 경찰관 60명이 주변 경비에 나서 주목을 끌었다.

백주에 폭력조직 두목의 이·취임식이 벌어지고, 단속해야 할 경찰이 경비를 서주는 기이한 광경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한국은 1990년대 초 ‘범죄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범죄단체’의 두목에 대해 사형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법률을 만들었다. 하지만 일본에선 상상하지 못할 일이다.

‘야쿠자’로 불리는 일본의 폭력조직은 기업형태로 존재한다. 미국의 마피아처럼 밀수, 매춘, 마약, 도박은 물론 연예계, 스포츠 흥행에도 관여하고, 때로는 정치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1970년대 ‘록히드 사건’ 때는 야쿠자 두목이 다나카 총리와 미국의 록히드사를 중개했다.

전국에 2500여개의 야쿠자 조직이 있고, 조직원만 10만명이 넘는다. 경찰은 이에 거의 손을 못 대고 심지어 공생하기도 한다.

야쿠자 조직들도 요즘 조직원 고령화와 불황에 따른 수입감소 등으로 세대 교체가 진행 중이다. 또 두목들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일본에서 ‘폭력단 대처법’이 나오고 작년 말 민법의 ‘사용자 책임’을 폭력조직에도 적용, 조직원이 저지른 재물손괴 등의 배상책임을 두목이 지도록 하는 판례가 나온 뒤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