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이도 변할 때가 있거먼///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은 이제까지 대표적인 칼럼니스트이자 기자로서 촌철살인의 필력으로 많은 독자층을 갖고 있는 우리사회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나 역시의 그가 쓴 칼럼을 읽으며 감탄할 때도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세상을 아우르고 꿰뚫어 보는 그의 혜안과 독설에 고개가 절로 숙여질 때가 많았다.

  

그런데 오늘 그가 쓴 <국격(國格)>이라는 제목의 칼럼은 왠지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다. 원론적으로야 국격을 나라의 기강이 좌우한다는 것은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 수는 없는데, 그의 논리는 기강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했다.

  

물론 그의 주장처럼 기강이 서 있는 나라는 국격이 높은 나라다. 국회에서 싸움질이나 하고 폭력이 난무하는 나라는 국격이 없다. 노조의 투쟁에서 치명적 무기가 동원되고 사람이 죽어나가는 나라에서는 국격이 설 자리가 없다. 이런 폭력과 무법과 무질서가 횡행하는데도 이것을 다스릴 공권력이 뒷걸음질치고 법이 있어도 이를 집행할 능력과 의지가 없는 나라는 국격 자체가 없다. 무국격(無國格)이라고 했다. 하지만, 무국격이라고 단언할 것이 아니라 국격이 약화된다고 하는 것이 옳다.

  

그러면서, 그는 나라의 기강, 질서, 예의가 무너진 나라가 국제회의 하나 잘했다고 국격이 높아진다는 것은 위선이고 위장이고 자기기만이라며 G20 정상회의를 유치한 것을 평가절하했다. 대통령이 이제 우리나라는 아시아의 변방에서 벗어나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됐다며 G20 회의를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 기회로 삼자고 역설한 것을 자화자찬으로 비판했다.

  

모처럼 대통령이 국격을 거론하고 있는 것을 두고 비아냥대듯이 비판한 것은 우리의 대표 논객으로서 품격이 떨어지는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역량을 경주해 나라의 품격과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지만, 그가 말하는 기강 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또한, 그가 나라 전체가 거짓말과 사기사건이 법집행기관 업무의 70%를 차지하는 곳에 국격이 높아질 수 없다고 일갈하고 어린이를 성폭행해도 그저 그런 처벌을 하는 나라에서 국격을 논하는 것은 사치라면서 우리사회의 정상적인 것들을 모두 싸잡아 평가절하했다.

  

김 고문의 주장에서 기강에 대한 원론적인 주장은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하나의 단면만으로 사회 전체를 판단하는 듯한 태도는 버려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 정부가 애써서 유치한 세계적인 국제회의인 G20을 우리 스스로가 그 권위를 땅에 떨어뜨리는 듯한 모습을 우리사회의 오피니언리더가 앞장서 할일은 분명히 아니다.

  

지금, 세계경제질서의 중심축이 G8이라는 과거개념의 선진국에서 G20이라는 새로운 경제대국으로 넘어가고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더욱이 그 G20 중에서도 한국이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게 바로 내년도 G20정상회의를 유치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20에 대한 정치적,경제적인 의미부여는 애써 외면한채 사회기강이라는 법질서적인 측면에만 매달려 마치 우리사회가 미래 비전은 없는 혼란한 사회인 것처럼 낙담하듯이 글을 쓴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김 고문의 과거 필력이나 혜안에 누가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김대중 고문이 앞으로는 국민들이 진정으로 알고 싶어하는 것을 알려주고 가려운곳을 긁어주는 칼럼을 쓰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