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줄 알았다니깐…푸하하 고이즈미 부친이래요

“고이즈미父親 재일교포 北送주도”

[조선일보 2005-10-20 05:00]

50년대말 자민당의원으로 핵심역할
日 ‘인사이드라인’ 발행인 추적취재

[조선일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부친인 고이즈미 준야(小泉純也·1969년 사망)가 1950년대 말 재일교포 북송사업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재일교포 북송사업은 1959년말에서 1984년까지 총 9만3340명의 재일 조선인들이 ‘지상의 낙원’이라는 말을 믿고 북송된 사건으로, 북송된 재일조선인들은 이후 ‘불온분자’ ‘일제간첩’ 등으로 몰려 상당수가 강제노동수용소로 끌려가 소식이 끊겼다.

고이즈미 총리 부친 준야는 재일조선인 북송을 전후해 중의원 외교위원장을 지냈으며, 1958년 11월 17일 결성된 ‘재일조선인 귀국협력회’의 대표위원에 취임해 재일조선인 북송에 적극 가담했다. 당시 ‘귀국협력회’는 공산당과 사회당의 영향력이 강했던 ‘일조(日朝)협회’ 주도로 결성됐으며, 야마구치 구마가즈(山口熊一) 일조협회 회장, 자민당의 고이즈미 준야, 이와모토 노부유키(岩本信行) 의원 등 3명이 대표위원을 맡았다.

고이즈미 총리의 가족사를 추적해온 도시카와 다카오(歲川隆雄·58·회원제 잡지 ‘인사이드 라인’ 발행인)씨는 20일 “고이즈미 총리에게 부친의 재일조선인 북송 관련 전력은 가장 알리고 싶지 않은 일에 속한다”면서 “야스쿠니 참배에 집착하는 고이즈미 총리가 얼핏 모순되는 것 같지만 일·북 국교 정상화에 연연하는 이유가 아버지의 정치적 배경과 결코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도시카와씨는 고이즈미 총리 부친이 재일조선인 북송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에 대해 “당시 그의 선거구인 가나가와 3구에 재일조선인들이 많이 거주하던 가와사키시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냉전이 치열했던 당시 자민당 의원 신분으로 사회당 공산당과 초당파 모임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당시 마이니치 신문은 귀국협력회 결성 소식을 전하면서, 자민당 의원이 이 단체 결성에 참여한 것은 당시 기시(岸信介) 내각과 무관한 ‘개인 차원의 참여’라고 보도했다.

준야는 또 1930년대말 조선총독부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한 적도 있다고 도시카와씨는 밝혔다. 준야는 총독부 근무 당시 고이즈미 마타지로(小泉又次郞) 체신대신의 눈에 들어 그의 데릴사위로 들어가 지역구를 물려받았다.

한편 랄프 스트라우스 미 하버드대 교수는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동아시아에 쇼비니즘(광적 애국주의)의 광풍이 불고 있어 1차대전 직전의 유럽과 비슷하다”면서 “위기의 원인 제공자는 한국과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고이즈미 총리”라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전쟁희생자 유족들에 대한 계산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도쿄=정권현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