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장길자회장님)-태안앞바다 피해복구

[2008.01.03] “생명이 숨쉬는 바다, 푸른 희망을 다시 바라봅니다”쪽빛 바다, 갯벌과 사구, 해넘이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태안해안국립공원. 사상 최악의 해상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한 2007년 12월 7일 이후 이 낭만의 바다는 검은 절망의 바다로 변했다. 1만 2천5백 킬로리터로 추정되는 원유가 바다에 쏟아지면서 해안 생태계는 파괴되고 지역주민들은 실의에 빠졌다.불행 중 다행으로, 검은 절망을 걷어내고 지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봉사에 참가하는 국민들의 물결이 지난 연말부터 꾸준히 태안으로 몰려들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사단법인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IWF)에서도 이에 적극 동참하여 지난 12월 20일, 충남 태안군 원북면 학암포 해수욕장에서 충남지역 회원 150여 명이 자원봉사를 시작한 데 이어 26일에는 보령지부 회원들이 배를 타고 보령시 오천면 삽시도에 가서 구슬땀을 흘렸다.

진태구 태안군수에게 재해복구 성금을 전달하는 장길자 회장폭설과 한파 등 기상악화로 며칠간 잠시 멈춰졌던 방제작업이 본격적으로 재개된 1월 3일, 장길자 회장과 이사진, 수도권과 충남지역 회원 310명은 다시 3차 자원봉사에 나섰다. 이날 봉사지역은 1차 때 방문했던 학암포 해수욕장. 가는 길에 장길자 회장은 태안군청에 들러 “갑자기 당한 재앙에 주민들의 상심이 크시겠지만 우리 회원들은 물론 온 국민이 마음을 모아 성원하고 있으니 힘 내시고 용기 내시기 바란다”는 위로와 함께 성금 1천만 원을 전달했다. 진태구 태안군수는 “자원봉사자들을 보며 우리 국민이 위대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자원봉사로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군민들의 감사를 대변했다.다시 찾은 학암포에서는 아직도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곳이 많았다. 일전에 봉사했던 모래사장 쪽은 상당히 깨끗해져 있었으나 절경을 자랑하던 바위 쪽은 방제작업이 20여 일간 진행되었는데도 거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듯했다. 큰 바위들은 아래쪽 부분이, 작은 돌멩이나 자갈은 전체가 검게 변해 있었다.

방제복과 장화, 고무장갑으로 채비를 마친 회원들은 곧바로 방제작업을 시작했다. 타르로 범벅이 된 바위 구석구석을 닦고, 힘껏 들어올릴 수 있는 돌들은 노출된 부분뿐만 아니라 타르가 고여 있던 뒷면도 닦아냈다. 기름에 절여져 일일이 닦을 수 없는 작은 자갈과 모래, 흙은 천으로 밟아 기름때를 한번 제거한 다음, 세척장소로 옮기기 위해 자루에 퍼 담았다. 석탄광처럼 검은 원유에 절여진 바위, 돌을 들쳐내면 곳곳에 유전처럼 솟구쳐 오르는 원유를 보며 봉사자들은 상심한 주민들 생각에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오 무렵, 물이 들어와 작업을 하지 못하는 만조시간이 휴식 겸 점심시간이었다. 이날 서산지부 회원들이 육개장 국밥과 함께 컵라면, 빵 등 간식과 따뜻한 차를 준비해 IWF 회원들은 물론, 함께 봉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에게 제공했다.

식사를 마치고 오후작업에 나선 회원들은 마음이 더욱 바빴다. 오전에 비해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도 거세어졌지만 회원들은 주어진 시간 동안 돌멩이 하나라도 더 닦겠다는 각오로, 돌에 붙어 있는 타르 찌꺼기를 힘주어 닦아냈다. 원유에 절여진 흙과 자갈을 파내던 장길자 회장은 “기름이 거의 다 제거되었다는 언론보도와 달리 기름이 바위 틈마다 겹겹이 쟁여 있으니 다 제거될 때까지 많이들 와서 봉사해줬으면 한다”고 자원봉사자들을 독려했다. 옆에서 봉사하던 김해숙 이사도 “이렇게 심각한 상황을 온∙오프라인 매체를 통해 두루 알려서 국민들의 참여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윽고 작업시간이 끝나자 모두 일렬로 늘어서서 흙과 자갈을 담은 마대를 릴레이 식으로 날랐다. 밀물이 들면 또다시 검은 찌꺼기가 바위에 붙어버리겠지만 자원봉사자들의 물결이 계속되는 한, 피해 주민들은 실의를 딛고 일어설 것이다. 현장에 나온 군청 직원은 “현재로서는 반복작업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들의 참여의식에 고마움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실제로 도로 가에는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현수막이 수없이 나부끼고 있었다. 재앙 이후로 많은 생명체들이 사라져갔다. 바위에 붙어 서식하던 따개비, 조개, 고둥 종류들도 검게 변한 채, 손을 대면 힘없이 떨어져 내렸다. 학암포 해수욕장 방제작업에 두 번째로 참가한 회원들은 “지난번에 모래를 파보니 갯지렁이 시체가 수북했고 살아 있는 생명체를 보지 못했다”고 증언한다. 46종의 물고기들이 폐사했다는 연구보고가 나왔고, 그렇게 많던 갈매기들도 먹이가 사라지자 다 떠나갔다.

이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20년이 걸린다고 하지만 전국민적인 노력이 계속된다면 그 시기는 성큼 앞당겨질 것이다. “바다만 보고 살아가던 어민들에게 작은 손길이지만 보탬이 되고 싶다”는 IWF 회원들은 이 바다에서 검은 재앙을 걷어내고 어민들의 푸른 희망을 되살리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할 예정이다. 쪽빛 바다, 아름다운 해안사구, 기암괴석에서 2500여 종의 생명체가 다시 활기차게 노니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