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사거리 500㎞ 크루즈미사일 `천룡` 개발 [중앙일보]

우리 군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북한의 미사일 기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크루즈 미사일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고위 관계자는 20일 “북한의 후방 지역에 있는 미사일 기지 등 주요 군사시설을 정확하게 파괴할 수 있는 크루즈(순항) 미사일을 개발했다”며 “1~2년 안에 ○○기를 생산해 유도탄사령부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산 크루즈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500km이고, 이름은 ‘천룡(天龍)’으로 명명될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5년 안에 최근 개발한 크루즈 미사일의 사정거리를 1000㎞로 늘릴 계획이다.

천룡 개발로 한국군은 처음으로 크루즈 미사일을 갖게 됐다. 사정거리 500㎞ 이상의 크루즈 미사일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영국.프랑스.이스라엘.러시아.중국 정도다. 현재 한국군이 보유한 미사일은 크루즈가 아닌 지대지(地對地).지대공(地對空)미사일로 최대 사거리는 300km다. 국산 크루즈 미사일은 2007년부터 도입될 3척의 중형 잠수함(1800t)에 장착해 수중에서도 발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국 자체 기술로 개발한 천룡은 유도장치로 관성항법장치와 지형영상대조항법 체계를 모두 갖추고 있어 오차범위가 3m 이내일 정도로 정확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형영상대조항법은 미사일에 장착된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지형과 사전 입력된 지형 데이터를 비교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유도방법이다.

군 당국자는 “경기도 중부권에서 천룡을 발사해도 북한 노동미사일 기지가 있는 평안북도 영저리를 정밀 공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영저리 기지는 높은 산의 북사면에 있지만, 천룡은 미리 지정한 좌표를 따라 비행해 공격할 수 있다고 한다. 천룡은 지상에서 50~100m의 고도를 유지하며 빠른 속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북한군이 요격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천룡을 사용하면 유사시에 한국군을 위협하는 북한의 미사일 기지와 전쟁 지도부 시설을 개전 초반에 집중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우여곡절 겪은 천룡=국방과학연구소(이하 국과연)가 1990년대 초반에 개발에 착수한 천룡은 도중에 연구부서가 해체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한.미가 1990년에 체결한 ‘미사일 각서’에 위반됐기 때문이다. 국과연은 그런 상황에서도 크루즈 미사일에 필요한 핵심 기술과 장치는 별도로 연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즈 미사일 개발은 새 미사일 합의에 따라 결국 10여 년 만에 개발을 완료하게 됐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한.미 미사일 각서는=한국이 70년대와 80년대 각각 탄도 미사일인 ‘백곰’과 ‘현무’를 개발하면서 빚어진 한.미 간 갈등을 해소하고, 미국의 기술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90년에 체결한 각서다. 이 각서는 한국이 사정거리 180㎞에 탄두중량 500㎏을 초과하는 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정부의 요구로 2001년 개정된 새 미사일 합의는 탄도미사일은 사거리 300km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크루즈 미사일에 대해서는 사거리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